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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SH공사 공공임대주택 주차장 논란박원순, 서민 위한 임대정책에 돌연 주차장 역풍

 

▲ 구로구 천왕동 여성 안심주택 ‘천왕이펜하우스S’에는 14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하지만 이곳에 입주해 있는 1인 여성 가구 입주자 중 한 명도 차량을 보유한 사람은 없다. 퇴근 이후 시간에도 비어있는 천왕이펜하우스S 지상 주차장 모습 ⓒ스카이데일리 

텅텅빈 주차장비 내는 임대민들…351개단지 11만세대 조사결과 과다 건설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는 2018년까지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1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SH공사의 공공 임대주택은 반값에 가까운 월세 및 임대 보증금 때문에 내집 마련은 고사하고 주거 안정이 시급한 서민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나 사회 초년생, 대학생 그리고 신혼부부 등을 위한 수요자 맞춤 임대 주택은 세련된 디자인에 문화 공간까지 조성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공동육아 임대주택에는 육아를 위한 공동 공간, 예술인 주택문화에는 문화 강좌, 여성 임대주택에는 북카페 등을 마련돼 비교적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공공 임대주택은 비합리적인 운영으로 인해 개선이 시급한 부분도 없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사전 예측에 실패한 주차 공간 탓에 원성이 높다. 스카이데일리가 SH공사 공공임대주택을 찾아 단 한푼이 아쉬운 가난한 세입자들이 텅텅빈 주차공간 때문에 불필요한 보증금 및 월세부담을 안고 있는 문제점을 현장 취재했다. 


“차도 없는데 주차장 이용료까지 내야 하다니…”

‘행복주택’에 살고 있는 한 사회 초년생의 볼멘소리다. 서울도시주택공사(이하 SH공사)의 공공 임대주택 주차장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차 없는 입주자들이 텅텅 비다시피 한 주차장의 사용료를 꼬박꼬박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차 수요와는 딴판인 ‘세대당 몇대’라는 법 규정을 일방 적용한 탓이다. 주차장이 텅텅 빈 곳이 많아 공공 재원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 안심주택, 한부모 모자안심주택 등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 등은 입주민의 특성상 차량 보유 가구가 적다. 반면 공동육아 임대주택의 경우 주차난이 심각해 아이들이 뛰어놀아야 할 마당까지 차량이 점유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주차장 공급 탓에 차 없이도 주차비를 내거나 돈 주고도 주차장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명도 차 없어 밤낮으로 텅텅 빈 주차장…완공 이전 주차난 우려 ‘무색’

지난 주말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 있는 여성 안심주택 ‘천왕이펜하우스S’를 방문했다. 입주민가운데 차량 보유자가 0명으로 알려진 곳이다. 천왕이펜하우스S는 서울시와 SH가 선보인 원룸형 여성 안심주택이다.

96 가구가 거주하는 지하 1층~지상 9층 전용 면적 14㎡(4.2평) 여성전용 원룸형 임대 주택이다. 2012년 연말에 착공해 만 2년 뒤인 2014년 12월 준공됐다. 지하에 공동세탁실과 다목적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1층에는 총 14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1인 여성 가구 입주자들은 임대료 12만5100원을 낸다. 이 중에 주차장 이용료가 포함돼 있는데, 정작 차를 가진 여성은 단 한명도 없다. 주차난을 우려한 이들도 있었지만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기자가 퇴근 시간대인 오후 8시께 찾아간 천왕이펜하우스S의 주차장에는 달랑 2대의 차량만이 주차돼 있었을 뿐 텅 빈 모습이었다.

입주자 김경희(가명·33) 씨에게 주차장에 관해 묻자 “임대료에 주차 관리 비용이 포함된 것을 알고 있다”며 “차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어 매번 텅 비어있으니 공사 측에서 공용주차장으로 이용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현장 관리소장에게 확인 결과, 공용주차장이 아닌 ‘나눔카’ 주차 공간으로 대여하고 있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쉐어링카 ‘나눔카’에 월 7만원을 받고 한 면을 대여해주었다. 주차장에 있던 2대 중 1대는 나눔카였고 다른 차량은 단 1대만 주차돼 있었던 셈이다.

관리소장에게 주차장 이용료 지출 내역에 대해 묻자 ‘잡비’로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즉, 공동 사용 중인 세탁기 수리비를 비롯해 다양한 목적으로 쓰인다고 했다.

천왕이펜하우스S의 관리소장은 주차장 운영의 비효율성을 지적하자 “건물 내 어린이집을 찾는 학부형을 포함해 방문자가 많다”고 말했지만 비어있는 주차장의 활용도를 높일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서초구 내곡동의 도시형 생활주택인 ‘썬포레’도 주차 공간이 남아돌기는 마찬가지였다. 썬포레는 신분당선 청계산입구 역에서 불과 20m 떨어진 역세권 행복주택이다. 입주자 차량은 31대이며 지하 2~3층에 주차 가능 면수는 49대에 달했다. 하지만 퇴근 시간에 간 썬포래 지하 3층은 달랑 2대만이 주차돼 있을 뿐 텅 빈 상태였다.

낮에는 SH공사 복지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주로 사용하고 퇴근 시간에는 입주민들이 지하 2층을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하 3층은 거의 방치된 상태였다.

썬포레 주민 정상용(가명·34) 씨는 “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주차비를 내는데 대해 불만은 없지만 늘 주차 공간이 남아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박지연(가명·31) 씨도 “계약할 때 솔직히 아깝기는 했다. 입주자 대다수가 이용하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월세에 포함돼 있다고 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전했다.

공공육아 주택, 주차 공간 모자라 아이들 뛰놀 마당까지 차량이 점유

공동 육아를 표방한 임대주택 ‘이음채’는 반대로 주차 공간이 부족해 잡음이 일고 있다.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이음채는 서울시 소유의 주차장 부지에 들어선 국내 1호 협동조합형 공공 임대주택이다.

완공 후 입주자를 선정하는 임대주택과 달리 입주자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주택 설계 및 시공 과정에 참여했다. 이음채라는 이름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다’라는 의미로 입주자들이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음채 입주자들은 입주 1년 전부터 주택 디자인에 참여해 필요한 공간을 구성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작은 앞마당을 조성했다.

하지만 앞마당은 지금 주차장으로 변했다. 아이들은 입구 쪽 놀이공간 및 복도에서 뛰어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음채에 사는 박유란(여·34) 씨는 “1년 전부터 입주자들과 마당에 대해 의논했는데 지하 주차장이 모자라 마당까지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어 “마당을 주차 공간으로 사용해야 될 처지가 된 데다 매달 돈을 모아 서울시에 주차비까지 지불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차장 분리 공급 땐 임대 보증금 155만원, 임대료 1만8800원 줄어

주차 공간 수급 실패와 관련해 SH공사 측은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은 물론 절감하고 있는 듯했다. 지난해 SH 도시 연구원은 ‘공공 임대주택 주차장 정책 개선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내기까지 했다.

현재 공동주택의 주차대수 산정기준은 전용면적 60㎡ 초과시 세대당 1대, 60㎡ 이하이면 세대당 0.7대다. 서울시는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전용면적 30㎡의 미만인 경우 세대 당 0.4대로 규정하고 있다.

주차 공간은 향후 추이까지 고려해 넉넉하게 확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확장 또한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대 단지 등의 경우는 입주자가 사회초년생, 대학생, 신혼부부 등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SH 연구원은 SH 임대주택 총 351개 단지 11만8796세대를 조사했다. 평균 차량 보유는 세대당 평균 0.59대에 불과했다. 장기전세 주택 입주민은 평균 1.1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청년 맞춤 임대자는 0.04대, 일반 맞춤 임대는 0.24대로 법정 공급기준(면적별 0.6, 0.7대)에 크게 못 미쳤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주차장 점유율이 47%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임대주택 주차장의 절반 이상이 하루 종일 비어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차량이 없는 입주민도 매달 꼬박꼬박 주차비를 내고 있다.

SH 청년임대주택, 행복주택 등의 경우 차량보유 대수는 0.34에 불과했다. 실제로 보유 대수는 예상치의 40%에 그쳤다.

일반적으론 주차난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지만 임대주택의 경우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지난해 입주자의 차량 보유대수는 평균 0.42대로 2011년 0.87대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1인 가구는 평균 차량보유 대수는 0.35대로 4인 이상의 0.86대에 비해 크게 적다. 전용 면적 또한 18㎡ 이하는 0.12대로 입주자들 차가 거의 없다. 적정 수요 기준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한 주로 역세권이거나 전용 면적이 작을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차량 보유율이 낮았다. 지하철 역이 없으면 0.62대, 트리플역세권에서는 0.48대로 감소했다.

 

현재 공공 임대주택 주차요금은 임대료에 포함돼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차장을 유료화하고 차가 없는 입주자에게는 주차료를 공제해주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강조한다. 주차장을 분리 공급할 경우 임대 보증금이 155만원, 월 임대료 1만8800원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채승우 SH 홍보부 담당자는 “법규를 지킨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규정을 검토해 그 안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찾겠다” 며 “일본은 공용 주택도 주차장을 별도 등기해 매각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가 일본식을 도입하려면 전체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 임대주택이라는 제도가 워낙 급작스럽게 시작됐기 때문에 초기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는 법적 기준을 맞추기만 하면 다 된다는 식으로 진행하는데, 임대료를 다운 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기준을 고집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입주자에 맞춰 주차 기준을 바꿔야 한다”며 “차량이 없는 사람들이 요금을 더 지불하는 상황은 없애고 주차 공간은 여유롭게 하되 차량이 있는 사람들에게 별도 요금을 지불하게 하는 방식이 더 형평성에 맞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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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우  webmaster@dailyconsu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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