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새로운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뉴스1>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에게 설문한 결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 11월과 같은 2.1%로 유지될 것이라는 답변이 100%를 차지했다. 물가 성장률 역시 2.6%로 변함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10명 중 8명에 달했다.
한은은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결정한 직후 경제 전망 수정치를 발표한다. 한은 경제 전망은 매해 2·5·8·11월에 이뤄진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이기 때문에 큰 수정은 없을 것"이라면서 "대외 경제 여건이 좋아지고 수출도 바닥이 보이지만 내수 부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가의 경우 "최근 에너지 가격과 공공요금 부담이 있어도 내수 탄력이 떨어지는 쪽에 부동산 경기 부진이 전이된 것만 봐도 한은이 생각하는 것보단 (내수 상황이) 썩 좋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론 "임대료 등이 안정되면 당사 전망인 2.4%로 한은의 물가 예상치가 내려올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선 전이고 기존 전망으로부터 3개월밖에 안 됐기 때문에 전망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5월에는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성장과 물가 모두 다음 전망 때부터 하방 압력이 반영될 수 있단 예상이다. NH투자증권이 예측한 올해 경제 성장률은 1.6%로 한은과 0.5%포인트(p) 큰 차이가 있다.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6%로 한은과 같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전망 시점 대비 한국의 경제 여건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출 개선세를 보면 경제 성장률에 약간의 상향 조정 여지는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기본적으로 수출 등 국내 경제가 회복한다고 보기보단 기저 정도의 수준에서 바닥을 찍고 올라온다고 생각해 전망치를 조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전망에서 한은의 주안점은 '내수 부진'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악영향이 올해 더욱 본격화하면서 수출 경기와 내수 경기 간 '양극화'가 경제 분석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직전 결정문에서 연간 성장·물가 지표가 기존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다만 한은 조사국이 지난해부터 도입한 시나리오 분석에는 '내수 부진' 가정에 기초한 판단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물가의 경우 기존보다 낮추거나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소수(20%) 존재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이나 근원물가는 비슷한 수치겠지만 소비자물가는 상향 조정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일련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기저효과를 고려했을 때 비용 인상 압력이 확대돼 소비자물가 전망을 상향할 유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값이나 비용 인상 압력은 근원물가보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부연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물가 전망치를 2.4~2.5%까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인 2.1%는 잠재 수준을 웃돌아 나쁘지 않은데, 물가는 목표 수준까지 잘 떨어지지 않아 연내 2회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김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이번 기자회견 역시 시장 입장에서는 다분히 매파(긴축 선호)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한은이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진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총재 기자회견은 매파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 때문에 근원물가 전망치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며 "이를 시장에서는 비둘기파(완화 선호)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그렇기에 기자회견 톤은 지난 1월의 매파적 수준을 완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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