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파 속 파랑새'는 비상할 수 있을까…수출·내수 모두 경고등

'한파 속 파랑새'는 비상할 수 있을까…수출·내수 모두 경고등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3.01.02 10:23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사실 앞에 겸손한 정통 민영 뉴스통신' 뉴스1이 뉴욕타임스(NYT)와 함께 펴내는 '뉴욕타임스 터닝 포인트 2023'이 발간됐다. '터닝 포인트'는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별 '전환점'을 짚어 독자 스스로 미래를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올해의 주제는 '변화의 파고를 넘어서: 디지털 세상과 세대교체'다. 격변하고 있는 전 세계 질서 속에서 어떤 가치가 중심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고 준비하는데 '터닝 포인트'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22.12.21/뉴스1
2022.12.21/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23년 우리 경제 안팎에서 한파가 몰아칠 기세다. 국외에선 미국·유로존 등 주요국이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퍼졌으며 국내에서는 내수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고용시장이 2022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얼어붙는다는 전망이 나왔다.

교역국에 찬바람이 불면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은 뼈 시린 한파를 겪는다는 게 일반적 상식이다. 수출은 과거 외환·금융위기 직후 한국 경제가 반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 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글로벌 침체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수출에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란 힘들다.

여기에 내수 전망도 좋지 않다. 앞으로 고용이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와 이자부담 증가로 인해 가계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경우 우리 경제는 수출·내수 양방향에서 모두 고통받는 셈이 된다.

짙어지는 우려에 정부조차 "2022년보다 2023년이 더 어렵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기관들은 한국이 이대로면 2023년에 1%대로 성장한다고 밝혔다. 이는 잠재 성장률 약 2%를 밑도는 수준으로, 코로나19를 이제 막 벗어난 우리 경제가 다시금 위기에 처한 것만 같다.

미국과 유로존이 침체에 접어든다는 전망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해 4분기 초입부터 부쩍 확산했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 둔화 전망까지 더해지며 'G3'(미국·중국·유로존) 경제가 동반 위축될 조짐을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글로벌 투자은행 컨센서스에 따르면 미국이 향후 1년 내 침체로 접어들 확률은 지난 9월 49%에서 12월 석 달 새 70%까지 올랐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통신이 자체 모델로 분석한 결과 미국의 1년 내 침체 가능성은 100%까지 치솟았다.

해외 기관과 외신 대다수는 미국의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40년 만의 최악 물가 상승에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 왔다. 세계 주요국은 연준을 따라 경쟁적으로 금리를 높였다. 경제학적으로 침체를 부르는 환경이 조성됐다.

연준은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물가가 잡힐 기미는 연말까지만 해도 좀체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불난 데 부채질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가격을 세계 경제가 겨우 감당할 수 있는 턱밑까지 끌어올렸으며, 반도체 등 각종 소재·부품·장비의 공급 차질도 고물가 지속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결국 10월 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2023년 성장률 전망을 1.5%에서 0.5%로 대폭 낮췄다. 동시에 2023년 2분기부터 미국의 침체를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기관들도 대동소이한 전망을 속속 내놨다.

유로존은 특히 더 확실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가을 경제 전망에서 "불확실성 증대, 에너지 가격 급등, 가계 구매력 저하, 취약한 외부 환경, 긴축된 재정 여건 등으로 유로존과 대부분 회원국이 2022년 4분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도 수출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제로 코로나 정책 등에 내수까지 부진해지며 성장 둔화 전망이 우세해졌다. 심지어 영국 바클리스는 중국의 2023년 성장률 전망을 다소 충격적 수준인 3.8%까지 끌어내렸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전망이 밝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우선 무역수지가 문제다.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472억달러(약 60조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 기록이다. 자칫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원화 약세 상황에서 무역수지 적자가 경상수지 적자로 연결될 경우 외국계 자본이 한국 경제를 빠르게 이탈하며 위기의 단초를 제공할 위험성이 있다.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는 한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직격탄으로 평가된다. 역대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여도를 보면 몇몇 연도를 빼고 대부분이 절반을 넘는다. 실제로 한국이 무역적자와 수출감소를 동시에 겪은 적은 외환위기, 코로나19 등 대형위기 직전을 제외하고는 손에 꼽을 정도다.

역사를 살펴보면 수출은 한국이 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원동력이 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수출이 반도체 13.1%, 자동차 7.8% 급증하면서 위기 극복의 발판을 놨다. 금융위기 때인 2010년에는 반도체 10.9%, 선박 10.5% 등 수출 성장세가 경제 재도약 원천이 됐다.

반면 향후 G3 경제가 내리막길을 걸을 경우 우리 수출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미 수출은 지난 3분기 기준 우리 경제 성장률을 -1.8%포인트(순수출 기준) 끌어내렸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을 포함한 G3의 동반 내수 위축은 신흥국의 수출 실적을 크게 제한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의 하방 동조화를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자정 인천공항 대한항공 제1화물터미널을 방문해 반도체 수출 국적화물기의 새해 첫 출항을 맞아 손을 흔들어 환송하고 있다. 2023.1.1/뉴스1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자정 인천공항 대한항공 제1화물터미널을 방문해 반도체 수출 국적화물기의 새해 첫 출항을 맞아 손을 흔들어 환송하고 있다. 2023.1.1/뉴스1

 

이에 정부는 수출 활성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해가 막 밝은 1월1일 자정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제1화물터미널의 반도체 수출현장을 방문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지난해 연간 반도체 수출액이 6626억달러(약 83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도 "지난 10월 이후 감소세로 들어섰고 올해도 글로벌 교역 및 반도체 업황 위축 등으로 수출액이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이 올해 수준까지 회복돼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수출 활성화라는 정책 방향은 틀리지 않았음에도 이듬해 수출 전망은 밝지 못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단 경제 체질 개선은 오랜 노력을 필요로 하며, 한국은 미국·유럽처럼 경제 규모가 크지 않아 정부 대책만으로 세계적인 경기 흐름을 뒤집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근 환율이 올라 수출에 긍정적이지만 일본의 환율이 더 많이 올랐고, 수출은 환율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기에 내년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라면서 “내년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수에도 금이 간 상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소비 반등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로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12월 89.9로 지난 7월 이후 쭉 기준치를 밑돌았다.

내수 반등은 우선 금리가 발목을 잡는다. 한은 기준금리는 약 1년 반 동안 2%포인트 넘게 인상돼 작년 10월 기준금리 3% 시대를 열었다. 이후에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연말 기준금리는 3.25%에 달했다. 보통 기준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물가와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금리를 높일 경우 대개 6개월에서 1년 이후 경기 침체나 위기가 벌어지곤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규모가 크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높아 금리 인상이 소비를 직접 타격하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첫 기준금리 인상(2021년 8월)으로부터 시차를 봤을 때 고금리가 소비·투자에 미치는 악영향은 연말부터 점증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는 이런 소비 제약 흐름 위에 글로벌 침체 여파가 덮치면서 최근의 고용 훈풍이 그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3년 국내 취업자 증가 폭이 전년의 10분의 1인 8만4000명까지 감소한다고 봤다. 일명 '고용쇼크'로 회자됐던 2018년(9만7000명)보다도 작은 폭이다.

고용 둔화는 가계 소득을 정체시킨다. 여기에 고물가·고금리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내수가 지금처럼 버티긴 힘들다고 봐야 한다. 특히 지난 3분기 성장률(전분기비 0.3%) 중 무려 2.0%포인트를 내수가 떠받친 만큼 내수 부진 가능성 자체가 경제 주체의 경각심을 높이는 모습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결과적으로 한국은 2023년 글로벌 침체 위기를 극복하면서 저성장 구조가 고착되지 않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를 맞았다. 이에 정부는 경상·무역수지가 향후 안정된 흑자를 기록할 수 있도록 2023년 초까지 18건의 신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물론 시장의 여론에 반대표를 던지는 일부도 있다. 암울한 경기 전망 속에서 소위 ‘파랑새’를 찾으려는 시도다. 글로벌 투자사 록펠러인터내셔널의 회장인 루치르 샤르마는 11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일련의 경제적 충격이 우리를 부정적 전망으로 내몰고 있지만 파랑새와 같은 사건이 예기치 못한 기쁨을 물어다 줄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샤르마 회장은 이번 겨울이 따뜻할 가능성, 우크라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낮아질 가능성 등을 '파랑새'로 지목하면서 해당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에너지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이 경우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크게 낮추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잠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선 탄탄한 고용시장 덕분에 가계가 소비를 줄이려는 조짐이 좀체 보이질 않는데 이 같은 토대 위에 물가 오름세가 늦춰진다면 경기 침체가 아닌 '연착륙'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미국에서 한층 완화된 물가 지표가 발표된 지난 11월 "미국의 인플레가 긍정적"이라면서 "연착륙이 점점 그럴듯해 보인다(A soft landing is looking increasingly plausible)"고 평가했다.

샤르마 회장은 "높은 인플레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해 보일 수 있지만, 과거 케인스는 이런 경고를 남겼다. '불가피한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항상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면서 "그간 경제학자들의 침체 예측 성적이 형편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건설산업의 리더 --> www.dailycons.co.kr

일간건설은 건설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건설업계의 최신 동향과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건설은 건설업계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하고 있으며, 한국건설업계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건설전문지 입니다.
일간건설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년 언론사 종합평가에서 종합 13위, 건설 1위를 차지하며, 건설 전문 언론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간건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안내 기사의 수정 및 삭제는 정기구독자 에게만 서비스 합니다

국회일보사 구독자 여러분께 유료화 전환에 대한 안내

한국건설 산의의 리더 일간건설은 그동안 모든 컨텐츠를 무료로 개방해 왔습니다만 오늘부터는 경영합리화의 일환으로 모든 컨텐츠는 유료로 전환 됨을 알려 드립니다.

국회신문사는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 제공으로 고품질의 독자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에 가입하는 독자에게는 정가에서 20%에서 270%까지 활인하는 특전을 제공하며 1년 정기구독자는 카드 결재가 가능하며, 2년에서 3년 장기 구독자는 통장입금이나 가상계좌를 통해 결재 하실 수 있습니다.

모든 기사는 기사량의 30%에서 50%만 노출됨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추가로 기사를 확인하시려면 회원가입 후에 매체별 연도별로 체크해주시고 구독신청하시고 결재가 확인 되시면 즉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바로가기
건설업계 뉴스 포커스

하단영역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