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최창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14일 "최근 우리나라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가운데 물가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며 물가 안정에 중심을 둔 통화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국장은 이날 한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해 이같이 적었다.
최 국장은 국내 경제가 반도체 등 IT를 중심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비가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수출은 IT 경기 위축이 심화됨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며 "상반기까지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IT 경기 위축이 완화되고 중국 리오프닝의 파급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같은 성장 흐름을 감안할 때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망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가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본격적으로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 둔화가 더디고, 향후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최 국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반 이후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 및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근원물가에 대해선 "최근의 더딘 둔화 속도, 소비 부진 완화, 비용인상압력 누적에 따른 이차 파급영향 확대 가능성 등이 상방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예상보다 둔화 속도가 더딜 수 있다"며 "올해 연간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3.0%)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 국장은 그러면서 최근 경제 상황에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중 목표 수준을 상회하고 근원물가도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물가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 주요국의 금융부문 리스크가 증대됨에 따라 정책여건의 불확실성도 크다"고 했다.
이어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서 경기 및 금융안정 상황과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국장은 세계 경기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금융 부문 리스크 증대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미국과 유로지역은 2월까지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회복 흐름을 나타냈지만 3월 들어서는 은행 부문 불안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됐다"고 했다.
중국에 대해선 "리오프닝 이후 빠르게 반등하고 있지만 내수 중심 회복으로 주변국에 대한 성장 제고 효과가 아직은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물가에 대해선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높은 수준이며,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국제유가의 경우 최근 OPEC플러스(주요 산유국 협의체)의 추가 감산조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확대 등이 향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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